세상에는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을 진지하게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규칙을 너무 잘 이해한 나머지, 일부러 깨뜨리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미스치프(MSCHF)는 후자입니다. 그들은 예술가도, 기업도, 스타트업도 아니거나, 혹은 그 모든 것을 동시에 가장 불순한 방식으로 흉내 내는 존재입니다. 나이키 에어맥스를 커스텀하여 사탄의 신발로 만들고,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수천 개의 점으로 분해해 팔아치우며, 만화 캐릭터 같은 거대한 빨간 부츠로 패션계를 조롱합니다. 그들의 모든 프로젝트, 즉 ‘드롭(Drop)’은 단순한 제품 출시가 아니라, 사회적 논란과 바이럴을 정교하게 설계한 하나의 사건입니다. 사람들은 분노하고, 열광하고, 비웃고, 결국에는 그들의 장난에 참여하게 됩니다. 미스치프는 “이것이 예술이다”라고 말하는 대신, “당신이 화가 났다면, 이미 작품은 완성됐다”고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은 미스치프의 도발적인 프로젝트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그들의 성공 전략을 파헤칩니다. 어떻게 그들은 법과 윤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자본주의 시스템의 허점을 역이용하는가? 왜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은 그들을 고소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의 방식을 모방하려 하는가? 미스치프는 단지 세상을 향해 짓궂은 농담을 던지는 악동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이미 장난감이 되어버린 세상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거울일까요? 이 책은 미스치프를 찬양하거나 고발하지 않습니다. 다만, 예술이 장난이 되고 장난이 자본이 되는 시대, 우리가 무엇을 진짜라고 믿고 있는지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들의 장난에 웃어넘기기 전에, 우리는 이미 그들의 거대한 실험에 참여한 공범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그 불편한 웃음의 정체를 추적합니다.
[DeliAuthor]소심한 평범한 아저씨. 바다와 자유를 꿈꾸며 매일 동네를 걷는다. 좋아하는 건, 돈 없이도 사업이 된다고 사기 치는 것—나름 철학이다.
[DeliList]프롤로그: 규칙을 가지고 노는 사람들 Chapter 1: 드롭(Drop)의 해부학: 어떻게 논란은 바이럴이 되는가 Chapter 2: 신성모독의 경제학: 예술과 자본의 경계를 허물다 Chapter 3: 빅 레드 부츠 현상: 밈(Meme)이 된 상품, 상품이 된 밈 Chapter 4: 법과 윤리의 엣지 플레이: “불법만 아니면 괜찮아?” Chapter 5: 당신도 미스치프의 공범이다: 참여와 공모의 시대 에필로그: 장난이 끝난 후, 무엇이 남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