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푸른 물결 위에 떠 있는 섬 키프로스.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는 수십 년간 이어진 분열과 갈등의 상처가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의 역사 중심에는 ‘라우프 덴크타슈’라는 이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터키계 키프로스인들에게 그는 억압받던 소수 민족의 권리를 지키고 마침내 국가를 세운 국부이자 영웅으로 추앙받습니다. 그러나 그리스계 키프로스인들과 국제 사회의 시선 속에서 그는 섬을 두 동강 낸 분리주의자이자, 화해와 통일의 길을 가로막은 완고한 협상가로 기억됩니다. 이 책은 라우프 덴크타슈라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해 키프로스 현대사의 비극을 심도 있게 들여다봅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 두 민족의 갈등이 싹트던 혼란기에 태어나 법률가로 성장한 청년 덴크타슈가 어떻게 터키계 민족주의의 선봉에 서게 되었는가? 그리스계의 ‘에노시스(그리스와의 합병)’에 맞서 ‘탁심(분할)’을 외치며 저항 조직을 이끌던 그의 신념은 무엇이었을까? 책은 1974년, 키프로스의 운명을 영원히 바꿔놓은 터키의 군사 개입을 둘러싼 긴박한 상황을 재구성하고, 이후 ‘북키프로스 튀르크 공화국’이라는 미승인 국가를 선포하고 초대 대통령으로서 수십 년간 나라를 이끈 그의 통치 시대를 조명합니다.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그의 모습, 그리고 21세기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통일의 기회였던 ‘아난 계획’을 단호히 거부하기까지, 그의 선택이 키프로스의 오늘에 어떤 그림자를 남겼는지 추적합니다. ‘수호자’와 ‘분열의 상징’이라는 극단적 평가 사이, 라우프 덴크타슈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요? 이 책은 단순한 영웅 서사나 악인 비판을 넘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민족의 생존을 위해 투쟁했던 한 지도자의 고뇌와 신념, 그리고 그 선택이 낳은 비극적 결과를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그의 삶을 따라가는 여정은 오늘날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키프로스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DeliAuthor]전직 사진작가에서 글쓰는 여행자로 거듭난 감성요일. 렌즈로 담던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이제는 문장으로 풀어내며, 일상의 순간을 특별한 이야기로 빚어내는 작가입니다.
[DeliList]프롤로그: 엇갈린 이름, 라우프 덴크타슈 Chapter 1: 분열의 섬에서 태어난 변호사 Chapter 2: 저항의 조직자, 민족의 대변인 Chapter 3: 1974년 여름, 운명을 가른 군사 개입 Chapter 4: 미승인 국가의 대통령 Chapter 5: 마지막 거부권과 남겨진 유산 에필로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키프로스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