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 도나우강가에 서서 처음 마주한 도시는 거대함이나 화려함 대신, 차분하고 단단한 고요함으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강 너머 언덕 위, 하나의 거대한 등대처럼 떠 있는 브라티슬라바 성의 실루엣은 이 도시의 첫인상이자 전부였습니다. 이 책은 관광 정보를 나열하는 여행 안내서가 아닙니다. 낯선 도시에 도착한 여행자가 도나우강에서 시작해 성을 바라보고, 구시가지의 좁은 돌길을 걷고, 작은 카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해 질 녘 다시 강으로 돌아오기까지의 하루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담담하게 기록한 여행 에세이입니다. 강물의 빛깔, 돌길의 감촉, 바람의 냄새, 거리의 소음처럼 스쳐 지나가는 감각들을 붙잡아 한 편의 글로 엮었습니다. 빈과 부다페스트라는 화려한 두 도시 사이에 자리하면서도 자신만의 속도와 표정을 잃지 않는 곳. 수도라는 이름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국경의 긴장감 대신 평온한 일상을 품고 있는 곳. 브라티슬라바가 왜 ‘크게 말하지 않는 도시’처럼 느껴졌는지, 그 매력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따라가 봅니다. 이 책과 함께, 지나가는 길에 만났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도시의 하루를 천천히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DeliAuthor]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DeliList]프롤로그: 강 건너편의 첫인사 Chapter 1: 언덕 위의 성, 도시의 좌표 Chapter 2: 미하엘 문을 지나 시간의 골목으로 Chapter 3: 광장의 숨, 카페의 오후 Chapter 4: 크게 말하지 않는 도시의 언어 Chapter 5: 저녁 빛 아래, 다시 만난 실루엣 에필로그: 스쳐 지나간, 그러나 선명하게 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