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의 '벨 에포크(Belle Époque)'가 한창이던 파리. 전구의 불빛이 밤거리를 밝혔고, 사람들의 마음은 새로운 세기에 대한 낙관과 기대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바로 이 황홀한 도시의 중심에, 동유럽의 낯선 땅에서 온 한 무명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알폰스 무하. 우연히 맡게 된 연극 포스터 한 장이 그의 운명을, 나아가 한 시대의 예술 양식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책은 '아르누보의 거장'이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진 인간 알폰스 무하의 삶과 예술을 섬세한 필치로 따라가는 여정입니다. 모라비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화가의 꿈을 키우던 소년 시절부터, 파리에서 사라 베르나르의 뮤즈가 되어 화려한 성공을 거두기까지, 그의 붓끝에서 피어난 장식적인 선과 풍요로운 색채가 어떻게 파리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무하의 작품은 단순한 포스터를 넘어 일상에 스며든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상업적 성공의 정점에서 그는 돌연 모든 것을 뒤로하고 조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민족을 위한 필생의 역작 '슬라브 서사시'에 남은 생을 바칩니다. 화려한 장식 미술가에서 민족의 역사를 기록하는 거대한 서사화가로 변신한 그의 선택은 우리에게 '예술가의 소명은 무엇인가'라는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시대의 격랑 속에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지키고 민족의 영혼을 화폭에 담아내고자 했던 알폰스 무하. 그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고, 그의 예술은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장식적인 곡선 속에 숨겨진 뜨거운 애국심과 예술 철학을 발견하고, 그의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왜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지 그 비밀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DeliAuthor]전직 사진작가에서 글쓰는 여행자로 거듭난 감성요일. 렌즈로 담던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이제는 문장으로 풀어내며, 일상의 순간을 특별한 이야기로 빚어내는 작가입니다.
[DeliList]프롤로그: 벨 에포크의 선율, 역사의 서사시를 꿈꾸다 Chapter 1: 모라비아의 작은 마을에서 피어난 예술가의 꿈 Chapter 2: '지스몽다', 파리의 심장을 사로잡은 신의 손길 Chapter 3: 아름다움에 담긴 영혼, 무하 스타일의 철학 Chapter 4: 필생의 역작, 붓으로 써 내려간 '슬라브 서사시' Chapter 5: 시대의 격랑 속에서 스러진 거장, 그러나 영원한 선율 에필로그: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아르누보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