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우강 위에서 나뉜 두 개의 도시, 부다페스트

이 책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를 처음 마주한 여행자가 도나우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두 개의 세계를 하루 동안 오가며 기록한 내면의 풍경입니다. 여행은 도시의 상징적인 건물이나 광장이 아닌, 거대한 강 앞에서 시작됩니다. 강의 흐름을 따라 도시의 심장으로 들어서는 여정은, 먼저 부다의 언덕에 올라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고요한 사색으로 문을 엽니다.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속에서 역사가 현재를 굽어보는 듯한 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내 세체니 다리를 건너며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경계의 순간을 온몸으로 체감합니다. 다리 건너편 페스트는 완전히 다른 리듬으로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빽빽한 건물들 사이를 오가는 트램 소리, 카페의 활기, 거리의 소음 속에서 부다페스트가 수도로서 기능하는 역동적인 심장을 발견합니다. 웅장한 국회의사당 앞에서 도시의 현재를 목격한 뒤, 여정은 잠시 쉼표를 찍듯 세체니 온천의 뜨거운 김 속으로 이어집니다. 이곳에서 부다페스트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삶의 쉼과 여유를 아는 ‘머무는 도시’임을 깨닫게 됩니다. 해 질 무렵, 다시 돌아온 도나우강 변에서 여행자는 낮과는 다른 빛으로 반짝이는 두 개의 도시를 바라봅니다. 서로 다른 얼굴을 한 부다와 페스트가 강 위에서 하나의 야경으로 완성되는 마지막 풍경은, 이 도시가 왜 그토록 깊은 여운을 남기는지에 대한 아름다운 해답을 제시합니다.

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프롤로그: 강 앞에 서다 Chapter 1: 부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Chapter 2: 다리를 건너는 순간 Chapter 3: 페스트, 움직이는 도시 Chapter 4: 온천의 시간, 잠시 멈추는 도시 에필로그: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