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새해를 맞이한 것 같은데,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시간은 늘 이렇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사람을 앞질러 간다. 뒤돌아보지 않으면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도 모른 채 흘러가 버린다. 나는 이 한 해를 어떻게 건너왔을까.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잃었으며, 무엇을 끝내 내려놓지 못했을까.
생각해 보면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때로는 여유를 부린 척 살아온 시간이었다. 가까운 인연께 받은 상처로 몸부림치기도 했고, 그럼에도 혼자 조용히 사색을 즐기며 글을 쓰는 시간 속에서 나는 나를 달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다.
자연을 벗 삼아 걷고, 풍경 앞에 멈춰 서며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는 날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삶은 늘 예고 없이 방향을 틀었다. 평온하다고 믿었던 마음 위로 절망이 덮쳐오는 날들이 있었다.
아이의 아픔 앞에서 나는 어른이 아니었고, 함께 울 수밖에 없는 한 사람의 인간일 뿐이었다. 특히 2024년은, 차라리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혹독한 얼굴로 다가온 해였다.
뉴스 속에서만 보던 일들이 어느 날 나의 현실이 되었고, 나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길 위에 서 있었다.
이 글은 잘 견뎌냈다는 이야기이기보다 어떻게든 살아냈다는 기록이다. 그리고 이 기록의 한가운데에는 아이와 내가 있다.
수정 드림
나의 유년 시절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결혼하면서 지금 인생의 절반을 좌절과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좋은 인연 덕분에 지금은 다행스럽게 귀한 분을 만나 평소 하고 싶었던 책 쓰기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프롤로그
1. 무너진 일상
2. 버티는 법을 배우다
3. 다시 살아가는 마음으로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