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명문가, 그 안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여인이 있다. 낮에는 사서오경을 읽고 정갈한 자수로 소일하는 수절과부 조여화. 지엄한 법도와 시어머니의 감시 아래 숨조차 마음껏 쉴 수 없는 그녀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 밤이 깊어 모두가 잠든 시간, 여화는 소복을 벗고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담장을 넘는다. 억울한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힘없는 자들을 위해 권력의 칼날에 맞서는 의적. 십오 년간 그녀의 이중생활은 완벽했다. 흉흉한 소문 속 ‘전설의 미담’으로 불릴 뿐, 그 누구도 복면 속 얼굴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운명처럼 한 사내와 마주친다.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금위영 종사관 박수호. 날카로운 눈빛과 집요한 추리력으로 도성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쫓는 그는 복면 쓴 의적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추격전, 스치는 칼날 끝에 묘한 인연의 끈이 묶이기 시작한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낮에는 결코 섞일 수 없는 두 사람이 밤의 그림자 속에서 서로를 마주한다. 가면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이며, 엇갈린 운명은 이들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한 코믹 액션 사극,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당신이 알던 조선의 가장 짜릿한 이면을 펼쳐 보일 것이다.
[DeliAuthor]아르시안(Arsian) 라틴어 Ars는 예술, 창조의 행위이고, -ian은 그것을 삶으로 삼는 사람을 뜻한다. 아르시안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술로 존재하는 사람이다. 그는 하루의 미세한 결을 감각하고,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온도와 여운을 문장으로 길어 올린다. 보이지 않는 것이 남기는 흔적을 믿으며, 삶을 기록이 아닌 하나의 창조로 받아들인다. 그의 글은 조용하지만 오래 머물고, 화려하지 않지만 또렷한 빛을 가진다.
[DeliList]프롤로그: 낮과 밤, 두 개의 조선 Chapter 1: 낮의 그림자, 밤의 불꽃 Chapter 2: 스치는 인연, 엇갈리는 운명 Chapter 3: 가면 뒤의 진실 Chapter 4: 위험한 동행 Chapter 5: 운명을 가르는 선택 에필로그: 당신의 밤에도 꽃은 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