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 발을 들인 여행자는 이내 기묘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도시 안에 궁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궁전 자체가 하나의 도시가 되어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고대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은 장대한 궁전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는지, 그 경이로운 공존의 풍경을 하루 동안의 산책으로 그려낸 여행기다. 여행은 육중한 궁전의 문을 통과하는 첫걸음에서 시작된다. 햇살이 쏟아지는 페리스틸 광장에서 수천 년 전의 돌기둥에 기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고딕 양식의 창문 아래 널린 소박한 빨래, 로마 시대의 지하 통로를 개조한 상점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좁은 골목까지. 저자는 관광객의 시선을 넘어, 유적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간다. 돌의 질감, 빛의 각도, 바람에 실려 오는 바다 냄새, 발밑에서 울리는 발소리 등 감각적인 묘사는 독자를 스플리트의 골목길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역사의 흔적 위에서 오늘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도시의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궁전 남쪽의 리바 산책로에 다다른다. 눈부신 아드리아해를 마주하고 앉아, 여행자는 보존과 사용이 공존하는 이 도시의 지혜에 대해 사색한다. 이것은 단순히 유적지를 ‘관람’하는 여행이 아니다. 역사의 심장부에서 ‘하루를 살아보는’ 특별한 경험에 대한 기록이다.
[DeliAuthor]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DeliList]프롤로그: 궁전의 문턱에서 Chapter 1: 페리스틸, 빛과 돌이 만나는 광장 Chapter 2: 천 년의 골목을 걷는다는 것 Chapter 3: 창문 너머의 삶, 유적 속의 오늘 Chapter 4: 리바, 아드리아해의 숨결 Chapter 5: 황제의 꿈, 시민의 도시 에필로그: 기억이 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