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그 이름만으로도 투명한 에메랄드빛 호수를 떠올리는 이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풍경. 이 책은 그저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를 지배하던 시간의 감각이 어떻게 느슨해지고 마침내 사라지는지를 섬세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여행기입니다. 여행의 시작은 시간을 확인하려던 무의식적인 습관이 낯설어지는 작은 깨달음에서 비롯됩니다. 나무 데크 위를 걷는 발소리는 이내 글 전체를 관통하는 리듬이 되고, 독자는 저자의 걸음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속도가 아닌 간격으로 펼쳐지는 풍경의 변화를 체험하게 됩니다. 높이도, 색도 다른 16개의 호수가 크고 작은 폭포로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흐름 그 자체입니다. 이곳에서 길을 안내하는 것은 지도가 아니라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폭포 소리입니다. 사람들의 말소리보다 물소리와 바람 소리가 더 또렷해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이로운 감각을 마주합니다. 책은 길 위에서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본 찰나의 장면들을 통해 ‘보는’ 여행이 아닌 ‘머무는’ 여행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플리트비체는 정복해야 할 관광지가 아니라, 그저 온전히 흘러가며 스며들어야 할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호수와 호수 사이에서 잃어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새로운 감각으로 남아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삶을 다르게 호흡하게 합니다. 이 책은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자연의 시간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고 싶은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고요한 위로를 선사할 것입니다.
[DeliAuthor]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DeliList]프롤로그: 시간을 두고 온다는 것 Chapter 1: 나무 데크가 새기는 걸음의 리듬 Chapter 2: 빛과 숲이 빚어낸 물의 변주 Chapter 3: 소리가 길을 안내하는 풍경 Chapter 4: 머무는 시선, 흐르는 순간들 Chapter 5: 목적지 없는 여정의 의미 에필로그: 느슨해진 시간의 감각을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