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익숙한 농담과 사소한 위로가 섣불리 오가던, 평범하고 무던한 날들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달라진 ‘그날’ 이후, 그들은 더 이상 같은 언어를 쓰지 않는다. 이 소설은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정작 사건 자체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는다. 법적 판단이나 명백한 가해자, 피해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겉보기에는 사소했던 그날의 일이 남긴 미세한 균열이 어떻게 견고했던 관계를 무너뜨리는지, 그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말을 아끼는 것이 배려라고 믿었던 주인공은 그날 침묵을 선택했다. 그 침묵은 누군가에게는 가장 날카로운 상처로 기억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겁한 회피로 해석된다. 말의 온도가 달라지고, 선택하는 단어가 바뀌고, 끝내 말하지 않는 것들이 대화의 중심이 되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섬에 고립된다. 작가는 절제된 문장과 인물들의 행동, 그리고 침묵을 통해 감정의 파고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독자는 이들의 대화와 침묵 사이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게 될 것이다. 말하지 않은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같은 기억은 왜 다른 언어로 번역되는가. 그리고 침묵은 과연 보호일 수 있는가. 이것은 ‘말’에 대한 이야기이자, 관계의 본질을 묻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DeliAuthor]감성 스피치 전문 강사이자 20년 경력의 소통 전문가이다.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스피치 교육, 부동산 컨설팅, 온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말은 사람을 움직이고, 글은 마음을 남긴다’는 신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중과 공감하며 웃음을 이끌어내는 재치 있는 화술을 강의 현장에서 전하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글과 시로 기록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계발서, 시집,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집필하며 말과 글, 두 언어로 삶을 연결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나이는 들어도 늙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오늘도 새로운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저서 : 《유머의 품격》, 《말의 힘, 스피치의 기적》, 《무대의 시작과 끝》, 《돈이 되는 경매, 나도 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 외 다수
[DeliList]프롤로그: 소리 없는 오후 Chapter 1: 그날 이전 Chapter 2: 금이 가는 소리 Chapter 3: 다른 사전을 쓰는 사람들 Chapter 4: 침묵이라는 벽 Chapter 5: 각자의 섬 에필로그: 말하지 않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