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안개가 자욱한 작은 해안 마을, 사람들은 암묵적인 규칙 아래 살아간다. 일 년 전 있었던 한 사건에 대한 진실을 공유하지만, 그 누구도 그날의 일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들의 침묵은 서로를 지키는 방패이자, 모두를 옥죄는 감옥이 된다. 서울을 떠나 이곳에 정착한 작가 ‘그’는 이 기묘한 평화의 관찰자다. 그는 진실의 조각을 알고 있으며, 말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스스로를 방관자라 여기지만, 그의 침묵 역시 이 불안한 균형을 유지하는 하나의 기둥임을 깨닫는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한 일상이 흐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불신과 불안이 소용돌이친다. 말하지 않은 사실이 관계를 지배하고, 침묵은 어느새 깨뜨릴 수 없는 의무가 되어버린다. 소설은 드러난 비극이 아닌, 숨겨진 진실이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파장에 주목한다. 작은 균열이 공동체 전체를 흔들기 시작할 때, 인물들은 자신의 침묵이 과연 중립적인 선택이었는지 되묻게 된다. 폭로나 고발 대신, 작가는 절제된 문장과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통해 말해지지 않은 진실이 어떻게 가장 큰 소음이 되어 우리를 잠식하는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것은 침묵에 동조한 이들의 이야기이며,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가장 무거운 선택을 하게 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과연 진실은 드러나야만 의미가 있는가. 이 묵직한 질문이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독자의 마음을 붙잡을 것이다.
[DeliAuthor]감성 스피치 전문 강사이자 20년 경력의 소통 전문가이다.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스피치 교육, 부동산 컨설팅, 온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말은 사람을 움직이고, 글은 마음을 남긴다’는 신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중과 공감하며 웃음을 이끌어내는 재치 있는 화술을 강의 현장에서 전하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글과 시로 기록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계발서, 시집,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집필하며 말과 글, 두 언어로 삶을 연결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나이는 들어도 늙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오늘도 새로운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저서 : 《유머의 품격》, 《말의 힘, 스피치의 기적》, 《무대의 시작과 끝》, 《돈이 되는 경매, 나도 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 외 다수
[DeliList]프롤로그: 그해 여름, 소리는 멈췄다 Chapter 1: 고요를 지키는 사람들 Chapter 2: 떠도는 사실의 조각들 Chapter 3: 침묵이라는 의무 Chapter 4: 가장 작은 목소리 Chapter 5: 파문은 안에서부터 에필로그: 흔적을 지우는 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