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살아있음이 진실일까,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생각지도 못했던 지인의 비보를 접했을 때, 살아있음이 그의 죽음만큼이나 믿기지 않는다. ‘살아있음’이라는 네 글자가 나를 조롱하듯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살아있음은 허구라는 생각이 들자, 비로소 나는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이 책은 거대한 상실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삶의 의미를 다시 세우는지에 관한 내밀한 탐구다. 저자는 ‘살아있음’이 단단한 생물학적 사실이라기보다, 우리가 매일 써 내려가는 한 편의 ‘이야기’이자 위태로운 ‘서사적 합의’라고 말한다. 죽음은 이 이야기의 한 페이지를 예고 없이 찢어버리는 사건이다. 그 순간 우리는 세상의 전부라 믿었던 이야기가 얼마나 취약한 허구였는지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 허구는 붕괴하지 않는다. 오히려 투명해진다. 우리는 유한한 존재임을, 잠시 이곳에 머물다 가는 여행자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깨달음 속에서 ‘지금, 여기’의 소중함을 절감한다. 살아있음의 허구는 우리를 속이는 거짓이 아니라, 언젠가 끝날 것을 알기에 지금을 붙드는 간절한 태도이며 삶을 견디게 하는 링거와 같다. 이 책은 상실의 고통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삶이라는 허구를 다시 써 내려갈 조용한 용기를 건넨다. 무너진 이야기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오늘의 주인공이 되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법을 함께 모색한다.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살아있음이라는 네 글자 Chapter 1. 이야기가 멈춘 자리, 균열하는 세계 Chapter 2.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작가다 Chapter 3. 투명해지는 세계, 선명해지는 지금 Chapter 4. 허구의 힘, 삶을 지탱하는 이야기의 근육 Chapter 5. 조용한 용기, 오늘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에필로그: 마지막 문장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