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는 우정을 ‘상황 계약’이라 불렀습니다. 인간관계의 서늘한 뼈대를 남김없이 해부했지만, 그 뼈 위로 자라나는 살과 온기를 그저 환상이라 여기며 눈을 감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철학은 상실의 고통 속에서 읽으면 날카롭게 현실을 위로하지만,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 철학이 가진 두 얼굴을 깊이 탐색합니다. 한쪽 얼굴은 인간 본성의 이기심과 맹목적 의지를 가차 없이 폭로하는 ‘정직한 거울’입니다. 우리는 이 거울을 통해 스스로의 환상을 깨고, 세상의 고통을 직시하는 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다른 쪽 얼굴에는 위험한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인간을 너무나 정확하게 본 나머지, 인간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외면해버린 것입니다. 그의 철학은 모든 것을 설명하지만, 어디로도 나아갈 문을 열어주지 않는 ‘출구 없는 방’과 같습니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냉철한 진단이 어떻게 우리를 성숙하게 하는지, 동시에 그의 비관론이 어떻게 우리를 고립시키고 성장을 가로막는지를 분석합니다. 그의 철학을 삶의 백신처럼 활용하되, 그 안에 영원히 머무르지 않고 건강하게 ‘통과’하는 법을 안내합니다. 쇼펜하우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야 비로소 보이는 새로운 관계의 지평, 그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통과해야 할 철학, 머물러선 안 될 자리 Chapter 1: 차가운 메스, 쇼펜하우어의 리얼리즘 Chapter 2: 출구 없는 방, 닫힌 체계의 함정 Chapter 3: 천재의 맹점, 그가 보지 못한 인간의 가능성 Chapter 4: 계약서를 넘어선 우정, 계산하지 않는 온기 Chapter 5: 쇼펜하우어를 통과하는 법, 고통의 철학을 사용하는 지혜 에필로그: 뼈대 위에 살을 채우는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