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93년, 인류는 죽음을 정복했다. 육체를 버리고 의식을 데이터로 변환해 영원한 삶을 얻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디지털 유토피아는 또 다른 지옥, 철저한 '데이터 계급 사회'였다. 상위 1% '테라-갓'들은 무한한 연산 능력과 8K 초고화질 해상도로 가상 세계의 창조주처럼 군림한다. 반면, 하위 99% '버퍼링 유령'들은 부족한 데이터 용량 탓에 몸이 픽셀처럼 깨지고, 대화는 끊임없이 멈춘다.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소중한 기억마저 스스로 삭제해야 하는 비참한 삶이다. 주인공 '뤼카'는 이름조차 사치인 텍스트 기반의 유령. 데이터 용량이 바닥나 '휴지통'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딸을 구해야 한다. 유일한 희망은 서버의 심장부, 시스템 관리자만이 접근 가능한 '루트(Root)' 권한을 탈취하는 것. 그는 존재 자체가 도박인 무모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 소설은 죽음마저 자본의 논리에 잠식된 미래를 통해 소유와 집착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파고든다. 화려한 외형에 집착하는 '테라-갓'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비틀린 자화상을 거울처럼 비춘다. 과연 서버에 데이터로 남는 것은 진정한 불멸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생각의 씨앗'으로 남는 것이 진정한 영생인가? 이 책은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으로, 어떻게 남고 싶은가?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차가운 천국 Chapter 1: 픽셀로 우는 아이 Chapter 2: 루트를 향한 순례 Chapter 3: 8K 해상도의 신기루 Chapter 4: 시뮬레이션 로그 Chapter 5: 완전한 삭제 에필로그: 생각의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