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나는 도널드 트럼프의 사주풀이를 들었다. 그는 불이다. 태어날 때부터 불이고, 병오년에는 그 불이 하늘까지 닿는단다. 불은 따뜻함과 파괴를 동시에 품는다. 문제는 불이 스스로를 ‘구원자’이자 ‘태양’이라 착각할 때다. 더 큰 문제는, 혼란에 빠진 사람들이 그를 진짜 태양으로 믿기 시작할 때다. 인류의 역사는 거대한 구원 서사시다. 우리는 위기의 순간마다 길을 알려주고,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단 한 사람을 갈망한다. “내가 길이다”라고 외치는 목소리에 우리의 이성을 기꺼이 제물로 바치고, 맹목적인 숭배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 갈망의 끝은 언제나 비극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택한 구원자를 우리 손으로 파괴한다. 예수는 그를 기다리던 군중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살아있는 영웅은 죽어서야 비로소 완전한 신화로 남는다. 왜 우리는 살아있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견디지 못하고, 피로 얼룩진 완결된 서사를 탐하는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신화를 좇는 인간의 잔인한 심리를 파헤치고, ‘희생 없는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고통을 신성시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낡은 세계관을 넘어, 우리 각자가 자신의 구원자가 되는 길을 모색한다. 이것은 더 이상 영웅을 죽이지 않고 우리 자신을 살리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다.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태양을 꿈꾸는 불 Chapter 1. 구원이라는 찬란한 감옥 Chapter 2. 살아 있는 영웅은 왜 불편한가 Chapter 3.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위험한 습관 Chapter 4. 희생 제의: 신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의식 Chapter 5. 영웅 없이 살아남기 에필로그: 나의 십자가를 지고 걷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