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9년, 조선의 24대 왕 헌종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왕실은 텅 비어버렸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안동 김씨 세력은 자신들의 권세를 유지시켜 줄 허수아비 왕을 찾아 나선다. 그들의 눈에 들어온 이는 강화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왕족, 이원범. 그는 사도세자의 증손자라는 혈통 외에는 왕과 거리가 먼 삶을 살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하루아침에 나무꾼에서 왕으로 운명이 뒤바뀐 '강화도령' 철종의 시대가 그렇게 막을 올렸다. 책은 철종이 겪어야 했던 비극적인 삶과 시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글조차 깨치지 못했던 그가 궁에 들어와 겪는 혼란, 안동 김씨의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는 무력감,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도정치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왕좌에 앉았으나 나라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전정, 군정, 환곡이라는 국가의 세금 제도는 '삼정의 문란'이라 불릴 만큼 극심한 부패로 백성의 고혈을 짜냈고, 전국 각지에서는 굶주림과 수탈에 지친 민초들의 신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1862년, 진주에서 시작된 불씨는 '임술농민봉기'라는 거대한 함성으로 타올라 전국을 뒤덮는다. 책은 이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철종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든 나라를 바로 세우려 고뇌했는지를 따라간다. 삼정이정청을 설치하며 개혁을 시도했지만, 뿌리 깊은 세도가의 저항 앞에 좌절해야 했던 군주의 인간적인 고뇌와 한계를 담담히 서술한다. 철종의 14년 치세는 단순한 꼭두각시 왕의 시대가 아니라, 몰락해가는 왕조의 모순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대이자, 그 안에서 어떻게든 길을 찾으려 했던 한 인간의 고독한 분투기였다. 이 책은 '강화도령'이라는 익숙한 별명 뒤에 가려진 왕, 철종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할 것이다.
[DeliAuthor]아르시안(Arsian) 라틴어 Ars는 예술, 창조의 행위이고, -ian은 그것을 삶으로 삼는 사람을 뜻한다. 아르시안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술로 존재하는 사람이다. 그는 하루의 미세한 결을 감각하고,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온도와 여운을 문장으로 길어 올린다. 보이지 않는 것이 남기는 흔적을 믿으며, 삶을 기록이 아닌 하나의 창조로 받아들인다. 그의 글은 조용하지만 오래 머물고, 화려하지 않지만 또렷한 빛을 가진다.
[DeliList]프롤로그: 강화도에서 온 나무꾼 왕 Chapter 1: 텅 빈 왕실, 선택된 후계자 Chapter 2: 용상에 오른 허수아비 Chapter 3: 삼정의 문란, 곪아 터진 나라 Chapter 4: 임술년, 백성의 함성이 일어나다 Chapter 5: 개혁의 꿈, 좌절된 군주 에필로그: 비운의 왕, 역사의 뒤안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