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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Abstract]49세 장길남. 그의 SNS 닉네임은 ‘햇살가득’이다. 그가 올리는 사진 속에는 파란 하늘과 한가로운 공원의 풍경이 담겨 있고, 글에는 날씨 좋은 날의 소소한 감상이 적혀 있다. 그러나 그의 진짜 직업은 도심 변두리 모텔의 청소부다. 친구들에게는 그저 ‘건물 관리’ 일을 한다고 둘러댄다.
장길남의 하루는 남들이 남기고 간 밤의 흔적을 지우는 일로 채워진다. 대낮에도 두꺼운 암막 커튼을 치고, 락스와 담배 냄새가 뒤섞인 어두운 방으로 들어간다. 구겨진 시트, 널브러진 빈 병, 누군가의 감정이 배어 있는 물건들.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사람처럼 묵묵히 방을 ‘무(無)’의 상태로 되돌린다. 독한 세제에 지문이 닳아 희미해진 손으로 그는 타인의 은밀한 무질서를 정돈한다.
이 책은 화려한 도시의 가장 그늘진 곳에서 빛을 갈망하는 한 남자의 고백록이다. 감정을 거세한 건조한 문체는 역설적으로 그의 고단한 삶의 무게를 드러낸다. ‘치웠다’, ‘지웠다’, ‘바꿨다’는 짧은 동사들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닉네임 ‘햇살가득’ 뒤에 숨은 그의 진짜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한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인의 삶을 지탱하는 모든 이들의 소리 없는 독백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커튼을 치는 남자, 커튼을 여는 닉네임 (Identity)
락스물에 바랜 손과 하얀 시트 (Appearance & Habit)
방이 남기고 간 짧은 문장들 (Life Episode)
허리춤의 열쇠꾸러미 (Objects)
투박하고 큼직한 내 글씨 (Handwriting)
내가 나에게 건네는 건조한 위로 (Language)
환한 옥상으로 가는 계단 (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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