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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44 한선영(봉선화연정). 등장인물캐릭터사전44한선영봉선화연정_thumb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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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44 한선영(봉선화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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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xContentWithDelimiter] [DeliAbstract]새벽 세 시, 도시의 심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나는 땅의 흉터를 열고 지상으로 올라온다. 헬멧을 벗자 서늘한 밤공기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파고든다. 내 이름은 한선영. 동료들은 나를 '한 씨'라 부른다. 하지만 스마트폰 액정 속에서 나는 ‘봉선화연정’이 된다. 프로필 사진은 작년 여름 고향집 장독대 옆에 흐드러지게 핀 주홍빛 봉선화다. 나는 도시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2만 볼트의 전기를 돌보는 사람이다. 지중화 관로. 지도에는 없는 길, 스치면 재가 되는 위험이 웅웅거리는 미로 속에서 나는 밤새 케이블의 상처를 살피고 오물을 닦아낸다. 부모님은 내가 공기업 산하 IT 인프라 관리원으로 아신다. 그럴듯한 거짓말 뒤에는 타는 듯한 절연유 냄새와 온몸을 감싸는 정전기의 기억이 숨어 있다. 이 책은 화려한 도시의 불빛을 가장 낮은 곳에서 지탱하는 한 여자에 대한 기록이다. 맨홀 뚜껑은 나의 무대이자 감옥이며, 그 아래에서 나는 찌릿한 전류의 소리와 애틋한 트로트 가사를 동시에 읊조린다. 땀과 먼지로 범벅이 된 채 올리는 SNS 게시글 한 줄, ‘올해도 손톱에 봉선화 물 들일 수 있을까.’ 이 위태롭고 서정한 독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조용한 자부심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이 시대 모든 경계인들의 이야기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지하의 붉은 경고등, 마당의 분홍빛 꽃잎 (Identity) 두꺼운 절연 장화와 땀에 젖은 정전기 방지모 (Appearance & Habit) 맨홀 뚜껑 아래에서 보낸 고독한 밤 (Life Episode) 검전기(전류 측정기)와 붉은 실 (Objects) 예리하고 간격이 좁은 일지형 글씨 (Handwriting) 전류의 굉음 속에서 삼키는 노랫말 (Language) 전류가 흐르지 않는 고요한 대지로의 퇴근 (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