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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Abstract]새벽 네 시, 서울의 거대한 축산물 시장은 잠들지 않는다. 전기톱이 뼈를 가르는 소음과 짙은 피비린내 속에서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최정우, 직업은 골발 기술자다. 냉동 탑차에서 쏟아지는 육중한 지육을 어깨에 메고, 날카로운 칼로 뼈와 살을 분리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민들레홀씨’이다. 핏물과 기름때로 얼룩진 고무 앞치마를 벗어 던지고 첫차를 기다리는 시간, 그는 스마트폰을 켜고 민들레홀씨가 된다. SNS 프로필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홀씨 사진이 걸려 있고, 그의 게시물 어디에도 밤새 그가 마주하는 붉은 살과 뼈의 흔적은 없다.
이 책은 두 개의 이름, 두 개의 삶을 살아가는 한 남자의 내면 고백이다. 거칠고 육중한 고기 덩어리와 가볍고 여린 민들레홀씨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고된 노동의 현장에서 인간의 존엄과 꿈을 지켜내려는 한 영혼의 투쟁을 그린다. 칼자국 난 방검 장갑, 손톱 밑에 스민 누린내, 핏물 고인 바닥에서 발견한 작은 민들레 한 송이. 그의 투박한 독백을 따라가다 보면, ‘누군가의 맛있는 한 끼를 위해 누군가는 손을 더럽혀야 한다’는 쓸쓸하고도 숭고한 자부심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무거운 현실의 가죽을 벗고 언젠가 바람처럼 자유롭게 날아오르길 꿈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프롤로그: 붉은 지육, 하얀 홀씨
Chapter 1: 나는 두 개의 이름을 가졌다
Chapter 2: 방검 장갑과 기름때 절은 장화
Chapter 3: 핏물 위로 뜨는 새벽의 민들레
Chapter 4: 갈고리, 야스리, 그리고 계피향
Chapter 5: 무거운 가죽을 벗고 바람이 되는 꿈
에필로그: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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