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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Abstract]새벽 세 시, 거대한 도시가 가장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조종현의 하루는 시작된다. 그의 직장은 문명의 가장 낮은 곳, 도시의 배설물이 모이는 하수처리장 침전지다. 사람들은 그를 '수도권 환경 자원 재생 공기업의 야간 설비 엔지니어'로 알지만, 그의 진짜 이름은 밤새 시커먼 오물 찌꺼기(슬러지)와 씨름하는 특수 준설차 기사 '조 씨'다. 그는 우리가 잠든 사이 도시의 동맥이 막히지 않도록 묵묵히 찌꺼기를 빨아들인다.
하지만 SNS 속에서 그는 다른 이름으로 산다. '연날리기'. 그의 프로필에는 지독한 하수 냄새와 검은 진흙탕의 흔적 대신, 푸른 하늘과 바람을 타는 하얀 연 사진만이 걸려있다. 그것은 땅의 가장 무거운 것들을 다루는 한 사내가 꾸는 가장 가벼운 꿈의 증거다. 이 책은 육중한 고압 호스의 진동을 온몸으로 버텨내며 도시의 밤을 지키는 한 노동자의 숭고한 고독과, 그가 하늘로 띄워 보내는 서정적인 독백을 담은 기록이다. 땅의 무게와 하늘의 자유, 악취와 청량함, 현실과 갈망의 극명한 대비 속에서 한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피어나는지를 1인칭 시점으로 생생하게 포착한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도시의 찌꺼기를 빠는 사내, 하늘을 나는 연 (Identity)
오물 찌꺼기가 튄 방수복과 땀에 찌든 헤드랜턴 (Appearance & Habit)
검은 진흙탕 속에서 건져 올린 밤 (Life Episode)
고압 준설 호스와 무쇠 갈고리 (Objects)
선이 굵고 자음이 거대하게 뻗는 현장형 글씨 (Handwriting)
준설차 굉음 속에서 삼키는 덤덤한 언어 (Language)
무거운 하수를 벗고 바람의 품으로 (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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