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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Abstract]SNS 속에서 그는 ‘낙엽 밟는 소리’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 프로필에는 가을 햇살 아래 잘 마른 낙엽 더미, 혹은 갈색 워커를 신고 숲길을 걷는 자신의 발치 사진만이 가득하다. 그의 짧은 글들은 언제나 건조하고, 바삭하며, 서늘한 바람의 질감을 닮았다. 누구도 이 닉네임 뒤에, 스물아홉 청년 도민우의 진짜 삶이 숨어있으리라 짐작하지 못한다.
매일 밤, 그는 인공 바다의 심장부로 가라앉는다. 화려한 조명이 꺼지고 관람객이 모두 떠난 대형 아쿠아리움의 뒤편, 거대한 여과 시스템이 굉음을 내는 기계실이 그의 일터이다. 잠수복을 입고 수백 마리의 해양 생물이 쏟아내는 끈적한 배설물과 유기물 찌꺼기를 빨아들이는 일. 코를 찌르는 소금 비린내와 축축한 습기, 육중한 기계의 진동 속에서 그는 밤새도록 가짜 바다의 오물을 치운다. 세상이 가장 아름다운 바다의 환상을 보는 동안, 그는 가장 더럽고 축축한 바닥을 기어 다닌다.
이 책은 화려한 신비함 뒤편에서 묵묵히 오물과 사투를 벌이는 한 청춘의 내면 독백이다. 끈적한 해수와 바삭한 낙엽의 극명한 감각적 대비를 통해, 자신의 진짜 직업을 숨긴 채 살아가는 그의 기묘한 고독과 덤덤한 자부심을 그린다. 이것은 축축한 현실을 버티기 위해 가장 건조한 꿈을 꾸는, 우리 시대 경계인의 서글프고도 단단한 기록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가짜 바다의 찌꺼기를 빠는 사내, 바삭한 땅을 걷는 소년
소금기에 하얗게 트튼 피부와 비린내가 밴 잠수 슈트
거대 가오리 아래에서 보낸 새벽
특수 해수 준설 호스와 대형 배수 밸브 렌치
선이 굵고 끝이 둥글게 뭉쳐지는 일지형 글씨
여과 펌프의 굉음 속에서 삼키는 덤덤한 언어
습기의 감옥을 벗어나 마른 낙엽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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