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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64 박명자(봉선화물들인손). 등장인물캐릭터사전64박명자봉선화물들인손_thumb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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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64 박명자(봉선화물들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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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xContentWithDelimiter] [DeliAbstract]새벽 3시 20분. 지하 50미터, 대심도 터널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에 등을 기댄다. 온몸으로 스며드는 서늘한 냉기. 방금 마지막 선로 배수관의 준설을 마쳤다. 헬멧의 랜턴을 끄면 완벽한 암흑. 그러나 나는 안다. 이 어둠은 비어있지 않다. 밤새 열차가 토해낸 미세한 쇳가루와 끈적한 윤활유가 공기 중에 가득 떠다닌다. 코를 찌르는 매캐한 냄새는 이곳이 문명의 가장 깊은 배설강이라는 증거다. 내 이름은 박명자. 낮의 세계에서 나는 '광역 철도 인프라 관리팀 직원'이다. 잘 자란 아들딸에게는 그렇게만 말해두었다. 하지만 이곳, 불빛 하나 없는 강철의 미로에서 나는 이름 없는 '박 씨'다. 두꺼운 방진복과 마스크 뒤에서 시커먼 쇳물 섞인 슬러지를 빨아들이는 심야의 준설원. 이것이 나의 진짜 얼굴이다. 스마트폰을 켠다. 액정 불빛에 거친 장갑과 기름때 낀 손등이 드러난다. SNS 프로필 사진은 맑은 여름날의 봉선화 꽃이다. 닉네임은 '봉선화물들인손'. 어린 시절, 주홍빛 꽃물을 들인 손톱으로 세상을 만지던 기억. 그 무해하고 정갈한 온기를 향한 갈망이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 책은 화려한 도시의 가장 밑바닥,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강철의 길을 닦는 한 노동자의 내면 독백이다. 시커먼 쇳가루와 주홍빛 손톱의 극명한 대비 속에서, 한 인간이 자신의 존엄과 꿈을 어떻게 지켜나가는지에 대한 서늘하고도 애틋한 기록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대심도 50미터, 강철의 길을 씻는 밤 (Identity) 그리스 기름때가 박힌 손톱과 매캐한 방진 마스크 자국 (Appearance & Habit) 암흑의 궤도 위에서 마주한 새벽 (Life Episode) 고압 절연 세척 건(Gun)과 대형 준설 흡입관 (Objects) 한 획 한 획 꾹꾹 눌러 쓴 정성스런 명조체형 글씨 (Handwriting) 터널 환기팬 소음 속에서 삼키는 시린 언어 (Language) 강철의 미로를 벗어나 주홍빛 마당으로 (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