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접기
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65 정은하(군밤굽는냄새). 등장인물캐릭터사전65정은하군밤굽는냄새_thumbnail
구매 가능

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65 정은하(군밤굽는냄새)

...
마음에 드셨나요?
[ComplexContentWithDelimiter] [DeliAbstract]새벽 3시 40분. 거대한 무역선 화물창의 가장 깊은 곳, 배수로 준설 작업이 막 끝났다. 강철의 차가운 진동이 등을 타고 오른다. 방독면을 벗자 비릿한 쇳내와 매캐한 화학 약품 냄새가 허파를 찌른다. 여기서 나는 이름 대신 ‘정 씨’로 불린다. 유독성 폐기물과 시커먼 슬러지를 긁어내는 심야의 청소부. 고향의 부모님은 내가 번듯한 ‘해양 항만 물류 인프라 관리팀 대리’인 줄 안다. 이 차가운 어둠 속에서 나는 스마트폰을 켜고 다른 이름을 찾는다. ‘군밤굽는냄새’. 내 SNS 계정의 이름이다. 프로필에는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갈라지는 군밤 사진이, 주홍빛 장작불 사진이 걸려 있다. 아무도 이 닉네임의 주인이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거대 선박의 혈관을 뚫는 여자라고는 상상하지 못한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자 가면이다. 이 책은 화려한 세계 무역의 가장 어두운 밑바닥을 지키는 한 노동자의 내면 독백이다. 코를 찌르는 유독가스와 웅웅거리는 기계 소음 속에서, 따스하고 무해했던 인간적인 온기를 그리워하는 한 영혼의 기록이다. 시린 강철의 감각과 달콤한 군밤의 기억, 거대한 고독과 묵직한 자부심이 교차하는 그녀의 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딛고 선 문명의 이면을 날것 그대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프롤로그: 새벽 3시 40분, 철제 격벽에 기대어 강철 배 밑바닥, 심연의 얼룩을 씻는 밤 (Identity) 기름때와 녹이 밴 특수 방호복과 짓무른 코끝 (Appearance & Habit) 어둠 속에서 웅웅거리던 철제 요새 (Life Episode) 고압 화학 세척 건(Gun)과 대형 준설 흡입 노즐 (Objects) 선이 가늘고 자음의 모서리가 각진 도면형 글씨 (Handwriting) 기계 진동음 속에서 삼키는 덤덤한 언어 (Language) 강철의 심연을 벗어나 구수한 장작불 앞으로 (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