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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82 배지훈(봄날의들판). 등장인물캐릭터사전82배지훈봄날의들판_thumb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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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82 배지훈(봄날의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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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xContentWithDelimiter] [DeliAbstract]도시가 가장 깊은 잠에 빠진 새벽, 나는 차가운 맨홀 뚜껑을 열고 끓어오르는 심장을 향해 내려간다. 지상에서 수백만 인구가 누리는 안락한 온기는 내가 지키는 지하의 뜨거운 침묵 덕분이다. 사람들은 내 이름 대신 '82번 요원'이라 부른다. 섭씨 100도를 넘나드는 고온의 수증기와 좁고 습한 어둠 속에서 나의 유일한 위안은 '봄날의들판'이라는 닉네임, 그리고 언젠가 그곳에 서리라는 희망이다. 두꺼운 특수 내열복은 나의 갑옷이자 감옥이다. 작업이 끝나면 하얗게 불어 터진 손목과 희미해진 지문이 고된 밤의 흔적으로 남는다. 이 직업적 강박은 일상마저 잠식해, 평범한 목욕탕의 수증기 속에서도 나는 배관 파열의 불길한 징후를 찾는다. 고압의 증기가 터져 나와 생사를 헤맸던 끔찍한 기억은, 도시의 평화가 얼마나 위태로운 노동 위에 서 있는지를 되새기게 한다. 내 오른손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가, 왼손에는 생존을 확인하는 가스 검지기가 들려 있다. 그리고 주머니 속 청포도 사탕 한 알이 텁텁한 지하의 냄새를 밀어내고 잠시나마 푸른 들판의 환상을 선물한다. 나의 언어는 배관의 팽창음과 진동 속에 삼켜지는 짧은 독백이 전부다. 안전 대장에 기록하는 나의 글씨는 배관 계통도처럼 단단하고 오차가 없다. 소수점 하나의 실수가 거대한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도시의 온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온도를 기꺼이 내어주는 한 남자의 기록이다. 숨 막히는 열기 속에서도 영혼의 청량함을 잃지 않으려는 경계인의 쓸쓸하고도 장엄한 자부심, 그리고 뜨거운 지하 요새를 벗어나 마침내 푸른 봄날의 들판에 서고픈 한 인간의 간절한 꿈에 관한 이야기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끓어오르는 대지, 지하 밸브실의 뜨거운 침묵을 여는 밤 (Identity) 수증기가 박힌 특수 내열복과 하얗게 익은 손목 (Appearance & Habit) 맨홀 아래의 고립, 찢어질 듯 울리던 증기의 기억 (Life Episode) 휴대용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와 방폭형 가스·수증기 검지기 (Objects) 배관 계통도처럼 오차 없이 단단하게 꺾이는 격자형 글씨 (Handwriting) 배관 팽창음과 온수 유량 진동 속에 삼키는 덤덤한 언어 (Language) 뜨거운 지하 밸브실을 벗어나 푸른 봄날의 들판으로 (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