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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91 노진태(노연막). 등장인물캐릭터사전91노진태노연막_thumb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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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캐릭터 사전 91 노진태(노연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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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xContentWithDelimiter] [DeliAbstract]밤 11시 30분, 도시는 잠들고 나는 깨어난다. 사람들은 모른다. 그들이 내딛는 깨끗한 아스팔트 아래, 축축하고 뒤얽힌 혈관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내 이름은 노진태. 하지만 현장에선 그저 ‘91번’ 혹은 ‘노연막’으로 불린다. 30킬로그램의 펄스 제트식 연막 소독기를 어깨에 짊어지는 순간, 나는 도시의 그림자를 정화하는 집행인이 된다. 방독 마스크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흐릿하고, 귓가에는 오직 쿠쿠쿵, 피슉- 하는 기계의 굉음만이 울린다. 석유와 방제 약제가 뒤섞인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작업복 조끼는 정체 모를 얼룩으로 번들거린다. 수년간 멜빵에 짓눌린 어깨에는 딱딱한 굳은살이 박여 통증조차 느끼지 못한다. 이것은 나의 세계다. 낮에도 나는 하수구 덮개와 건물 외벽의 균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저 너머에 도사린 것들의 동선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직업적 강박이다. 때로는 내가 뿜어낸 연기가 역류해 나를 집어삼키려 한 적도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백색의 고립 속에서, 나는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작업이 끝나면 트럭 운전석의 희미한 불빛 아래 방제 일지를 쓴다. 자를 대고 그은 듯 반듯하고 차가운 글씨로 투입한 약제의 양과 방제 구역을 기록한다. 단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나의 존엄이자 책임의 증거다. 이 고독하고 거친 노동의 끝에서 내가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언젠가 이 지독한 연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아무 냄새도 없는 맑고 푸른 산 정상에 서서 마음껏 숨 쉬는 것.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밤새 소독한 거리 위로 아이들이 웃으며 걸어 나올 상쾌한 아침을 떠올린다. 그것이 ‘노연막’으로 살아가는 나의 쓸쓸하고도 장엄한 자부심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자욱한 흰 구름의 밤, 소독기를 어깨에 짊어지는 시간 (Identity) 약제와 기름이 얼룩진 내유성 조끼와 부르튼 어깨 (Appearance & Habit) 연막 속의 고립, 역류하던 소독 가스의 기억 (Life Episode) 펄스 제트식 휴대용 연막 소독기와 약제 투입용 고압 펌프 (Objects) 방제 일지처럼 자음의 각이 바르고 차갑게 끊어지는 현장형 글씨 (Handwriting) 소독기 분사 굉음과 연기 마찰음 속에 삼키는 덤덤한 언어 (Language) 자욱한 소독 연기 밖으로 나와 맑고 쾌청한 아침 하늘 아래로 (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