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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산, 천년의 이야기를 품다. 소금강산천년의이야기를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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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산, 천년의 이야기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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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시간을 품은 작은 산

언젠가 탈해왕릉을 찾았을 때였다.

솔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는 산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저 길을 천천히 걸으며 흙의 감촉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은 그냥 돌아왔지만, 마음 한편에는 작은 약속 하나가 남았다.

언젠가 저 산에 올라가 보자.’


그리고 어느 볕 좋은 가을날, 나는 배낭 하나 둘러메고 혼자 소금강산을 찾았다. 높지 않은 산이라 쉬엄쉬엄 걸었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보고, 발밑의 낙엽을 밟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산길이 익숙해졌다.

그런데 이 작은 산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결코 작지 않았다.

 

소금강산은 경주 동천동과 용강동에 걸쳐 있는 높이 약 179미터의 산이다. 예로부터 금강산, 금강령, 북악이라 불렸으며 신라 왕경의 북쪽을 지키는 산으로 여겨졌다.

산허리에는 굴불사지와 백률사가 있고, 가까운 곳에는 신라 제4대 왕 탈해왕의 능도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산에는 신라 불교의 역사를 바꾼 젊은이, 이차돈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돌만 남은 굴불사지에서는 천년 전 신라인들의 신앙을 만날 수 있고, 백률사에서는 이차돈의 순교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경주 시내와 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문득 천년 전의 서라벌을 상상해보았다.

수많은 절과 탑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고,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던 신라의 왕경. 지금은 흔적만 남았지만, 그 땅에는 여전히 천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날 소금강산을 걸으며 알게 되었다. 산은 높이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작은 산 하나에도 수많은 사람의 삶과 믿음, 그리고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것을.

 

이제 그 길을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

굴불사지의 돌부처를 만나고, 백률사의 고요한 마당에 머물며, 이차돈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정상에서 천년의 경주를 바라보면서. 소금강산이 품고 있는 천년의 이야기를 찾아서.


[DeliAuthor]

경주의 오래된 길을 걷고, 그 길에 남겨진 이야기를 글로 담는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경주에서 살아가며 왕릉과 고분, 사찰과 서원, 산과 숲을 천천히 걸어왔다. 유명한 문화유산뿐 아니라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길과 오래된 돌 하나에도 귀 기울이며, 그곳에 남아 있는 시간과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역사를 기록하는 일보다 그 역사를 오늘의 마음으로 다시 느끼는 일을 좋아한다. 때로는 혼자 배낭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서고, 때로는 익숙한 풍경을 다시 찾아가 새로운 계절의 모습을 만난다. 걷다가 마음에 남은 풍경과 오래된 이야기를 만나면 글을 쓴다.

 

나에게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일이 아니다. 과거의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바라보고, 지나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오늘도 경주의 길 위에서 천년의 시간을 만나고 있다.


[DeliList]

프롤로그

 

1. 소금강산, 신라의 북악에 오르다

2. 석불만이 남아 있는 불굴사지

3. 백률사, 이차돈의 꽃비

4. 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년의 경주

5.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신라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