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지도하는 오랜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텐션 높게 인사했다. 폰 저편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평상시답지 않게 다급하고 간절했다.
“선생님, 남학생을 한명 보내고 싶습니다. 아주 명석한 아이인데 글쎄 수학을 이상하게 공부하는 느낌이 들어요.”
“네?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요?”
“그냥 제 기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갑갑해요. 영어를 습득하는 것으로 볼 때 보통머리가 아닌 게 분명하거든요.”
“학생이 수학공부를 하고 싶을까요?”
“수학학원에 다니고 있더라고요. 게임에 빠져 살았던 학생입니다만 두어 달 전에 저를 만나 영어성적이 수직상승했습니다. 상당히 논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수학에는 별 흥미가 없어요. 과고를 갈수도 있는 학생이라 미리 기반을 다져두어야겠기에….”
“학생을 만나 상담부터 해보겠습니다, 선생님.”
학생의 이름은 준영이다. 지인은 준영이가 다니는 중학교와 부모님의 극진한 보살핌 등 학생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그녀는 준영이를 거듭나게 하려는 의지가 대단했다.
가끔은 지인의 열정 덕분에 또는 때문에 나의 일거리가 생기기도 하고 숨이 넘어갈 때도 있다. 그렇지만 매번 어떤 학생을 만나게 될까 기대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녀의 수학고민을 넘겨받은 게 2008년부터이니까 꽤나 오래되었다. 서울 강남에서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을 영어 실력자인 그녀다. 그녀의 명성 덕분에 아는 사람 한명 없던 경주에서 수학 과외로 살아남았다.
아자
지은이: 아자
<고등학교 자퇴 후 자신의 길을 잘 가고 있는 학생들 사례>, <조카님 힘내세요>, <아자! 수학>시리즈의 저자이다.
<초콜릿 상자에 우주를 넣어 파는 사람들>을 읽고 환상적인 스토리를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유초콜릿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나의 우주에서 주인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세상의 경이로움에 눈을 떠가는 요즘이 마냥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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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첫 만남
2. 수학이 좋아질까?
3. 저 , 힘들었어요!
4. 수학으로 치유까지?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