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xContentWithDelimiter][DeliAbstract]
(본문에서)[DeliAuthor]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다시 부고장을 열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연보라색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넥타이 정장을 한 오빠가 미소 짓고 있다. 오빠의 웃음이 그리 환하지는 않았다. 그는 아직 미성년인 막내아들을 걱정하고 있는 게다.
삶에 찌들어 까맣게 타들어간 얼굴과 파란 입술에서 진즉 병색을 읽었어야 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삶은 각자 숨이 끝나는 그날까지 지속되는 생존 투쟁이다. 오빠는 자신의 운명과 치열하게 싸우다가 저무는 봄과 함께 인사도 없이 훌쩍 떠나버렸다.
의대를 졸업하고 2022년에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정신적 자유를 향한 열망이 있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현재 산문작가, 산문 첨삭 지도, 번역 프리랜서,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산문집 <경계 저 너머>, 어학책 <독학 중국어 첫 걸음> 등 종이책을 출간했다.
[DeliList]마지막 만남